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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장내 회의 – 인간의 식습관에 대한 미생물들의 토론

by 콰렌스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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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피도균 연합 긴급 소집 회의록 (작성자: 미코)


🍔 긴급 회의 소집, “이건 거의 기름 테러입니다”


🌀장내 생태 17구역 비피도 회의실.
이날도 어김없이 미코의 고성으로 시작되었다.

미코: “회의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 인간이 드신 조식, 확인하셨죠?”
락티: “햄버거… 감튀… 초코쉐이크…” (작게 웅얼거림)
엔도: “역시 입으로 들어온 건 내가 제일 먼저 알지. 기름이 목구멍부터 뚝뚝 떨어지더라.”
박사균: “이건 비상사태입니다. 장내 pH가 급변하고, 유해균 증식 지수도 17% 증가했습니다.”
락티: (벌벌 떨며) “저… 저희가 살 수 있을까요…?”
미코: “진정들 하세요. 하지만 이건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인간의 입맛은 우리에겐 생존의 문제입니다.”

긴급 회의 소집
긴급 회의 소집


🍟 기름, 설탕, 그리고 우리의 멸종 위기


최근 인간이 3일 연속 먹은 음식 기록:

  • 점심: 인스턴트 라면
  • 간식: 초콜릿 + 탄산
  • 저녁: 치킨 + 맥주

이쯤 되면 미생물 입장에선 전염병보다 무서운 식습관 재앙이다.

왜냐고?

  1. 고지방 음식은 유익균 활동을 억제하고, 염증 유발균을 활성화시킨다.
  2. 설탕 과다 섭취는 특정 유해균만 과도하게 번식하게 만든다.
  3. 섬유소 부족은 우리 같은 ‘좋은 균’들의 먹이 공급 중단을 뜻한다.

박사균: “최근 관측된 유익균 밀도는 12% 감소, 반면 혐기성 독립균 군락은 23% 증가 중입니다.”


미코: “말하자면 지금 우리는… 장내 유익균의 대탈출 시나리오 한가운데 있는 셈입니다.”

 

이런 식이면 장내는 곧 "산업화된 사막"이 되고 말 거야.
즉, 비만, 염증성 질환, 심지어 우울감까지 유발할 수 있는 전신 염증 유발 도시로 변할 위기.


🥦 인간이 바뀌면, 우리도 살아난다


물론 우리 미생물 입장에서 인간은 먹는 대로 살아가니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
빠른 삶, 즉석식품, 스트레스, 위로되는 당분…
다 이해는 해. 하지만, 그래도 말은 해야겠다.

“인간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도 못 살아.”

 

우리는 단순한 장내 장식이 아니다.
비타민을 만들고, 면역을 돕고, 심지어 감정을 안정시켜주기도 한다.
그런 우리가 굶고 죽어가면, 인간도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렇다고 갑자기 채식주의자로 변하라는 게 아니다.
하루 한 끼만이라도,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
요거트, 김치, 현미, 채소… 이런 친구들을 반갑게 맞아주길.

 

엔도: “나는 고기파긴 하지만, 가끔은 배추즙도 나쁘지 않더라.”
락티: “...저는 플레인 요거트에 사는 게 꿈이에요…”
미코: “좋아, 그럼 회의는 이렇게 마치고…
내일 아침 메뉴가 샐러드면 다 같이 노래하자. ‘존재의 회복’이라는 제목으로.”


🧬 인간아, 네 입은 너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단순하다.
같이 살고 싶다.
너무 많이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한 입만, 가끔 한 끼만 우리도 살아갈 수 있게 해줘.

네가 먹는 건 너의 위장이 아니라
너의 미래를 설계하는 재료라는 걸 기억해줬으면 한다.

우리는 네 안에 있는 생명이다.
너는 우리 안에 있는 우주다.
내일은 샐러드 한입으로 시작하자. 우리 모두를 위한 아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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