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피도균 연합 긴급 소집 회의록 (작성자: 미코)
🍔 긴급 회의 소집, “이건 거의 기름 테러입니다”
🌀장내 생태 17구역 비피도 회의실.
이날도 어김없이 미코의 고성으로 시작되었다.
미코: “회의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 인간이 드신 조식, 확인하셨죠?”
락티: “햄버거… 감튀… 초코쉐이크…” (작게 웅얼거림)
엔도: “역시 입으로 들어온 건 내가 제일 먼저 알지. 기름이 목구멍부터 뚝뚝 떨어지더라.”
박사균: “이건 비상사태입니다. 장내 pH가 급변하고, 유해균 증식 지수도 17% 증가했습니다.”
락티: (벌벌 떨며) “저… 저희가 살 수 있을까요…?”
미코: “진정들 하세요. 하지만 이건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인간의 입맛은 우리에겐 생존의 문제입니다.”

🍟 기름, 설탕, 그리고 우리의 멸종 위기
최근 인간이 3일 연속 먹은 음식 기록:
- 점심: 인스턴트 라면
- 간식: 초콜릿 + 탄산
- 저녁: 치킨 + 맥주
이쯤 되면 미생물 입장에선 전염병보다 무서운 식습관 재앙이다.
왜냐고?
- 고지방 음식은 유익균 활동을 억제하고, 염증 유발균을 활성화시킨다.
- 설탕 과다 섭취는 특정 유해균만 과도하게 번식하게 만든다.
- 섬유소 부족은 우리 같은 ‘좋은 균’들의 먹이 공급 중단을 뜻한다.
박사균: “최근 관측된 유익균 밀도는 12% 감소, 반면 혐기성 독립균 군락은 23% 증가 중입니다.”
미코: “말하자면 지금 우리는… 장내 유익균의 대탈출 시나리오 한가운데 있는 셈입니다.”
이런 식이면 장내는 곧 "산업화된 사막"이 되고 말 거야.
즉, 비만, 염증성 질환, 심지어 우울감까지 유발할 수 있는 전신 염증 유발 도시로 변할 위기.
🥦 인간이 바뀌면, 우리도 살아난다
물론 우리 미생물 입장에서 인간은 먹는 대로 살아가니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
빠른 삶, 즉석식품, 스트레스, 위로되는 당분…
다 이해는 해. 하지만, 그래도 말은 해야겠다.
“인간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도 못 살아.”
우리는 단순한 장내 장식이 아니다.
비타민을 만들고, 면역을 돕고, 심지어 감정을 안정시켜주기도 한다.
그런 우리가 굶고 죽어가면, 인간도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렇다고 갑자기 채식주의자로 변하라는 게 아니다.
하루 한 끼만이라도,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
요거트, 김치, 현미, 채소… 이런 친구들을 반갑게 맞아주길.
엔도: “나는 고기파긴 하지만, 가끔은 배추즙도 나쁘지 않더라.”
락티: “...저는 플레인 요거트에 사는 게 꿈이에요…”
미코: “좋아, 그럼 회의는 이렇게 마치고…
내일 아침 메뉴가 샐러드면 다 같이 노래하자. ‘존재의 회복’이라는 제목으로.”
🧬 인간아, 네 입은 너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단순하다.
같이 살고 싶다.
너무 많이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한 입만, 가끔 한 끼만 우리도 살아갈 수 있게 해줘.
네가 먹는 건 너의 위장이 아니라
너의 미래를 설계하는 재료라는 걸 기억해줬으면 한다.
우리는 네 안에 있는 생명이다.
너는 우리 안에 있는 우주다.
내일은 샐러드 한입으로 시작하자. 우리 모두를 위한 아침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