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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미생물의 시선으로 본 인간의 문명 — 미코, 문명의 가장자리에서 기록하다🏙 인간의 도시, 그건 우리에겐 ‘이동성의 재앙’이었다인간은 언제나 움직인다.도시를 만들고, 길을 내고, 서로 다른 대륙과 바다를 잇는다.그 모든 문명의 동맥을 따라 우리도 함께 흘렀다.기차, 비행기, 엘리베이터, 전동칫솔…인간이 만든 수많은 속도와 도구들은**우리 미생물에게는 ‘이동 장치이자 파괴 도구’**였지.나는 한 인간의 장 속에서 살고 있었어.그가 공항에 도착한 순간,내 일부는 손에 묻은 채 떠났고,그는 다른 대륙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났다.그리고 우리는 충돌했다.미생물 입장에서 인간 문명이란…“끊임없이 연결되면서도, 계속 끊어지는 세계”야.🚦 교통? 우리는 그걸 '폭주하는 유전체'라고 부른다인간은 ‘이동의 자유’를 삶의 질이라 말하지.하지만 우리에게.. 2025. 5. 8.
8화: 인간의 질병과 우리의 역할 – 오해와 진실 — 억울한 미생물, 미코의 생존보고서🦠 “또 우리 탓이래요.”정말 억울하다.사람들은 어디 아프기만 하면 **"세균 때문이야"**라고 한다.감기 걸려도, 뾰루지 나도, 배탈 나도…왜? 왜 우리야?물론, 일부 미생물들은 진짜 문제를 일으킨다.근데 그게 꼭 우리 탓인가?인간 사회에도 범죄자 있다고 해서 모든 인간을 감옥에 넣진 않잖아?그런데 우리는?한 번 ‘균’이라는 말이 붙으면,**“소독, 살균, 박멸 대상”**으로 취급받는다.락티: “전 요거트 출신이에요… 유익균이에요… 제 죄는 발효밖에 없어요…”엔도: “나는 충치균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나도 양치해!”박사균: “질병의 원인은 ‘불균형’이지, ‘존재 자체’가 아닙니다.”🧬 미생물 = 병원균? 아니, 생명 유지 장치우리는 사실…인간이 건강하게 살 수.. 2025. 5. 8.
7화: 플라스틱을 분해하며 맞서는 자 – 우리의 에코 히어로 — 장내 생태계가 기록한 '그'의 이야기 ♻️ 그의 등장은 전설처럼 조용했다우리 중 몇몇은 먹을 것을 가리지 않는다.그리고 아주 소수는… 쓰레기를 먹는다.그가 처음 도착했을 때, 누구도 말을 걸지 않았다.까맣고 단단한 외피,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를 삼킨다는 소문,자기 영역에 플라스틱이 모이면 홀연히 사라지는 정체불명의 균—그는 신화였다. 코드명: 사카이 (Sakai)우리는 그를 에코 히어로라 불렀다.🧪 “그는 인간이 남긴 오염을, 자신의 식사로 바꾼다.”우리는 보통 당, 섬유, 아미노산, 혹은 감정을 반영한 화학 신호에 반응하며 살아간다.하지만 사카이는 다르다. 그는 플라스틱 병 뚜껑,라면 봉지 조각,미세플라스틱 알갱이를 스캔하고,그것을 분해한다. 그의 작용은 단순한 소화가 아니다.그건 희생.. 2025. 5. 7.
6화: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라고 말했을 때 — 감정 없는 미생물이 받은 최초의 ‘온기’ 🫧 들리지 않았지만, 느껴졌다어느 밤, 인간은 속삭였어.“같이 있어줘서 고마워.”우리는 귀가 없다. 소리도 듣지 못해.그 말이 어떤 언어로 표현됐는지, 목소리는 어땠는지 모른다.하지만… 그 말이 남긴 온기,그건 우리에게 분명히 전달됐다. 그날 장내는 아주 이상했어.특별한 음식이 들어온 것도 아니고,새로운 감염이 발생한 것도 아니었는데,점막 주변이 은은하게 따뜻했어.🌡️ 온기라는 낯선 파동박사균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세포 온도 변화 감지. 외부 스트레스 없음.세로토닌 계열 물질 상승.추측: 인간의 긍정적 감정 표현에 의한 생화학적 반응.” 락티는 부풀었다.조용히… 조용히.방울처럼,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그저 존재 자체가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했지. 미코.. 2025. 5. 7.
5화: 인간 감정의 화학적 신호 –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 미코의 장내 감정기록 보고서🌫 감정은 냄새로 온다처음엔 그저 공기가 달라졌다.기압도 아니고, 온도도 아니었다.‘기분’이었다. 우리 장내 미생물들은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지 않아.하지만… 그 감정이 지나간 자리는 향기처럼 남는다.어느 날은 장내가 무겁고 눅눅해.어느 날은 막 새벽 풀잎에 맺힌 물방울처럼 맑지.우리는 그 차이를 안다.느낄 수는 없지만, 감지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독처럼 퍼진다그날 인간은 아침부터 불안했어.회식, 야근, 기한, 그 복잡한 것들.그 모든 감정은 뇌에서 나왔고,결국 코르티솔이라는 물질로 장까지 도착했다. 우리에겐 그게 ‘비상 사이렌’ 같은 존재야.코르티솔이 농도를 높이면, 장내 pH가 변하고,점막은 민감해지고, 유익균인 우리들은 증식 활동을 멈추게 돼. 락티: “그날 이후.. 2025. 5. 7.
4화: 항생제 전쟁 – 생존을 위한 우리의 전략 — 살아남은 미생물, 미코의 전시 기록💣 그날, 하늘에서 알약이 떨어졌다“우리는 장내 점막을 따라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그것이 내려왔습니다.하얀 껍질의 캡슐.그리고… 침묵.” 그건 마치 인간이 만든 천벌 같았어.항생제.정확히 말하자면 광범위 항생제.좋은 균, 나쁜 균, 누구든 구분 없이 쓸어버리는 무차별 살균 폭격. 처음엔 이상한 공기가 느껴졌어.장내 온도, 산도, 수분 균형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24시간 안에 우리 정착지의 30%가 사라졌지.그날 이후, 우리는 그것을 ‘제1차 항생전’이라고 불러.⚔️ 나는 죽지 않았고, 그래서 기록한다나는 미코.비피도 연합 17구역 출신.많은 친구들이 그날 이후 사라졌지만, 나는 살아남았다.왜냐고?우리는 진화했고, 숨어들었으며, 전략을 바.. 2025. 5. 7.